이야기 · 민화
나는 왜 닭을 그리는가
가장 소박한 소재에 문인화의 품격을 입히다
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. 왜 하필 닭인가요? 호랑이도, 모란도, 산수도 있는데 말이지요.
한국의 민화에서 닭은 오래된 소재입니다. 새벽을 알리고, 나쁜 기운을 쫓고,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새. 하지만 그것은 늘 소박한 자리에 있었습니다. 궁중의 그림이 아니라 민가의 그림, 달력 그림, 부적 같은 그림 속의 새였지요. 저는 바로 그 점에 마음이 갔습니다.
닭은 겸손한 새입니다. 그래서 저는 그 겸손함에 정성을 다하고 싶었습니다.
제 닭들은 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 모란과 장미, 수국과 백합이 몸이 되어 달려갑니다. 전통 화조화(花鳥畵)가 새를 정원 안에 두었다면, 제 새는 정원 그 자체가 됩니다. 몸이 하나의 생태계가 되고, 그 생태계가 움직이는 것이지요.
소박함을 높이는 방법
저는 이 소박한 소재를 문인화의 재료로 그립니다. 붓질에는 화조화의 규율을 담고, 새의 몸에는 한 폭의 꽃 그림이 지닐 만한 깊이를 담습니다. 닭을 위대하게 만들어서가 아니라, 원래 그 곁에 서 있던 정원을 스스로 품게 함으로써 품격을 되찾아 주고 싶었습니다.
수업에서도 저는 학생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. 거창한 소재를 좇지 마세요. 눈앞의 작은 것 — 마늘 한 통, 늙은 배추, 마당의 닭 — 을 오래 바라보고, 정성을 다해 그리면, 그것이 곧 그림이 됩니다.
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나요? 스튜디오에서 직접 붓을 들어 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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