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야기 · 비주얼 뮤직
마티스에게 답하는 수탉
〈춤〉의 원을, 붓과 먹으로 다시 그리다
앙리 마티스의 〈춤(La Danse)〉을 처음 보았을 때, 저는 그 원무(圓舞)의 기쁨에 오래 사로잡혔습니다. 그리고 생각했습니다. 나는 이 기쁨에, 나의 언어로 답할 수 있을까.
〈수탉의 발레〉는 그 답입니다. 깊고 푸른 하늘과 초록의 대지 위에서, 네 마리의 수탉과 한 마리의 흰 학이 둥글게 춤을 춥니다. 마티스의 몸짓을, 몸 하나하나로 되받은 그림이지요.
학이 춤을 이끄는 것은, 마침내 문인의 전통이 그 방으로 걸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.
몸 안에 담긴 한국
각 수탉의 실루엣 안에는 서로 다른 한국의 도상이 채워져 있습니다. 한 마리 안에는 산수화가, 다른 한 마리 안에는 모란도가, 또 다른 몸에는 호랑이 무늬가, 그리고 연화도가 들어 있습니다. 가운데 흰 학은 십장생의 상징 — 산, 물, 학, 소나무 — 을 품고 있습니다.
서양 모더니즘의 한 상징적 이미지 위에, 저는 한국 민화의 여러 갈래를 겹쳐 놓았습니다. 답하되, 흉내 내지 않는 것. 그것이 제가 이 그림에서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.
배움을 위한 이야기
전통을 배운다는 것은 과거에 갇히는 일이 아닙니다. 오히려 전통을 깊이 익힐수록, 우리는 더 멀리 있는 것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. 마티스와도, 칸딘스키와도. 그 대화의 언어가 바로 붓과 먹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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