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야기 · 비주얼 뮤직

그림, 곧 보이는 음악

소리를 눈에 보이게 하는 일
오승연 작 〈소리와 색의 푸가〉
오승연 작 〈소리와 색의 푸가〉

제 최근 작업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른다면, '비주얼 뮤직(Visual Music)'입니다. 소리를, 눈에 보이게 하는 일이지요.

검은 수탉 한 마리가 의자에 앉아 악보를 읽습니다. 바닥은 피아노 건반에서 시작해 체크무늬로 이어지며 깊은 원근으로 물러납니다. 바흐의 푸가적 구조가 곧 공간의 구조가 되는 것이지요. 공중에는 미로와 칸딘스키를 닮은 기호들이 음표처럼 떠다닙니다. 음악이 스스로 눈에 보이게 되는 순간입니다.

보이지 않는 진동을, 보이는 표면 위에.

여러 목소리가 하나로

이 그림에는 칸딘스키와 휘슬러, 바흐와 셰익스피어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.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목소리가, 마치 푸가의 여러 성부처럼 한 화면에서 겹쳐 울립니다. 저는 그 겹침 속에서 동양화의 붓과 먹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습니다.

왜 음악인가

저는 그림과 음악이 결국 같은 것을 향한다고 믿습니다. 눈에 보이지 않는 것 — 감정, 시간, 진동 — 을 감각의 형태로 붙드는 일. 붓을 든 저의 손은, 사실 하나의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.

이 열 편의 글을 통해 제 그림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. 언젠가 스튜디오에서, 직접 붓을 들고 여러분만의 음악을 그리게 되기를 바랍니다.

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나요? 스튜디오에서 직접 붓을 들어 보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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